한 점만 더 얻으면 금메달인데, 상대가 여섯 점을 따라붙어 14대14가 됐다면 어떤 마음일까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에서 조은혜는 마지막 한 번의 찌르기로 그 상황을 끝냈습니다. 2010년 대회 출범 이후 한국 펜싱의 첫 금메달이었죠. 더욱 눈길을 끄는 건 영화 ‘범죄도시’ 분장팀장이었던 그가 휠체어펜싱 국가대표로 이 장면을 만들기까지 걸어온 시간입니다.
조은혜 아시안패러게임 첫 금메달, 누구를 꺾었나
한국 여자 휠체어펜싱 대표팀 주장 조은혜(41·부루벨코리아)는 2026년 10월 21일 일본 나고야시 이나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여자 에페 개인전 스포츠등급 B 결승에 출전했습니다. 상대는 태국의 사이수니 자나. 조은혜는 15대14로 승리하며 아시안패러게임 출범 이후 한국 펜싱 선수로는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상대 이름이 낯설어도 경력은 무척 화려합니다. 자나는 2024 파리 패럴림픽 여자 B등급의 에페·플뢰레·사브르 개인전에서 모두 우승한 3관왕입니다. 그래서 이번 승부를 단순히 접전 끝에 이긴 경기로만 기억하기엔 아깝습니다. 여러 종목에서 세계 정상에 섰던 선수와 맞서 마지막 점수를 가져왔으니까요.
| 항목 | 경기 내용 |
|---|---|
| 대회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
| 일시·장소 | 10월 21일·일본 나고야 이나에 스포츠센터 |
| 종목 | 휠체어펜싱 여자 에페 B 개인전 |
| 결승 상대 | 사이수니 자나(태국) |
| 최종 결과 | 조은혜 15대14 승리, 금메달 |
저는 ‘첫 금메달’이라는 결과보다 상대가 파리 패럴림픽 3관왕이었다는 대목에서 긴장감이 확 살아났습니다. 이미 강자를 상대하고 있다는 부담이 컸을 텐데, 한 점 차에서도 손끝의 정확도를 잃지 않은 장면이 오래 남습니다. 경기 결과와 흐름은 연합뉴스의 10월 21일 현장 보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4대8에서 14대14까지, 결승을 뒤집은 마지막 한 점
경기 시작부터 조은혜가 흐름을 잡았습니다. 선취점을 올린 뒤 1피리어드를 8대6으로 마쳤고, 2피리어드에는 14대8까지 앞서 갔습니다. 15점을 먼저 얻으면 승리하는 결승에서 우승까지 한 점만 남겨 둔 상황이었어요. TV로 지켜보던 사람이라면 벌써 금메달을 떠올렸을 법합니다.
그러나 자나는 2피리어드를 14대12까지 좁힌 뒤 마지막 피리어드에서 두 점을 더 따라잡았습니다. 순식간에 14대14. 앞선 선수에게도, 추격한 선수에게도 실패를 허락하지 않는 한 점 승부가 됐죠. 두 차례 동시타로 결론이 나지 않았고, 마지막 단독 득점을 성공시킨 쪽은 조은혜였습니다.
여기서 저는 오히려 14대8의 순간보다 14대14 이후가 궁금해졌습니다. 다 잡았던 경기를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었을 테니까요. 경기 직후 조은혜는 자신이 14점에 먼저 도달한 뒤 다소 안주했다고 돌아보며, 마음속으로 차분히 한 점에 집중했다고 말했습니다. 동료들이 관중석에서 보낸 응원도 큰 힘이 됐다고 합니다.
특히 스포츠의 묘미는 마지막 한 번이 지나고 나서야 이전의 모든 점수가 제자리를 찾는다는 점입니다. 여섯 점을 따라잡힌 장면이 있었기에 마지막 찌르기는 더 강하게 남았습니다. 이 금메달은 완벽한 경기 운영만의 결과가 아니라, 흔들린 뒤 다시 집중한 선수의 기록으로 읽혔습니다.
범죄도시 분장팀장에서 휠체어펜싱 선수로 바뀐 경력
조은혜의 이름 옆에 ‘범죄도시 분장팀장 출신’이라는 설명이 붙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영화 ‘범죄도시’에서 분장팀장을 맡았으며 ‘은밀하게 위대하게’, ‘굿바이 싱글’ 등의 영화에서도 분장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영화 촬영장은 배우의 얼굴과 장면의 완성도를 뒷받침하는 손길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공간이죠. 이제는 펜싱 검을 든 손으로 다른 분야의 무대에 서 있습니다.
2017년 낙상 사고로 척수를 다친 뒤 조은혜의 일상과 진로는 크게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이야기를 사고 하나로만 설명하는 것은 아쉽습니다. 그는 이듬해 재활을 하던 중 TV 뉴스에 등장한 휠체어펜싱 장면을 보고 관심을 가졌고, 직접 종목과 연결돼 운동을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스쳐 지나갈 영상이 그에게는 새로운 분야의 출발점이었던 셈입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화려한 전직’보다 새로운 기술을 배워 다시 선수로 경쟁하기까지의 꾸준함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분장과 펜싱은 전혀 다른 일이지만, 두 분야 모두 손의 섬세한 움직임과 오랜 숙련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물론 영화 현장의 능력이 그대로 경기 실력으로 옮겨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죠. 다만 이전 직업만으로 선수의 현재를 설명하기에는 훈련에 쏟은 시간이 훨씬 깁니다.
2024년 당시 경력과 펜싱 입문 계기는 머니투데이의 파리 패럴림픽 선수 소개에 구체적으로 실려 있습니다. 사고를 겪은 이력이 우승의 전부가 아니라, 그 후 이어진 도전과 경기력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항저우 동메달에서 파리 패럴림픽 4위까지 쌓인 기록
금메달이 갑자기 찾아온 행운처럼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조은혜는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한 선수가 아닙니다.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패러게임에서 사브르 B 개인전과 여자 에페 단체전 동메달을 땄고, 이번이 두 번째 아시안패러게임 출전이었습니다. 아시아 무대에서 이미 경쟁력을 보여줬던 선수인 겁니다.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는 여자 플뢰레 B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 올라 최종 4위를 기록했습니다. 시상대 바로 아래에서 멈춰야 했던 결과도 선수 경력의 중요한 한 페이지였겠지요. 실제로 그는 당시 경기 후 더 연구하고 분석해 나아진 경기력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취지의 소감을 밝혔습니다. 메달을 놓친 경험을 그다음 목표로 연결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항저우 대회의 이름에 2022가 들어가지만 실제 개최는 2023년이었습니다. 그리고 파리 패럴림픽과 아시안패러게임은 다른 대회입니다. 이 두 정보를 함께 보면 ‘조은혜 첫 금메달’이라는 제목을 더 정확히 이해하게 돼요. 이전 대회 메달과 패럴림픽 경험을 거쳐, 2026년 현재 체제의 아시안패러게임에서 금메달을 처음 얻은 것입니다.
한 경기만으로 선수를 평가하기 쉬운 시대라지만, 저는 그보다 시간의 흐름을 붙여 읽는 편이 좋습니다. 동메달을 땄던 대회, 아쉽게 4위로 마친 무대, 그리고 마지막 한 점으로 승리를 확정한 결승이 이어질 때 이번 금메달의 무게가 달라지거든요.
휠체어펜싱 여자 에페 B등급은 어떤 경기인가
일반 펜싱과 휠체어펜싱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이동 방식입니다. 선수들은 휠체어를 경기대의 고정 장치에 연결한 채 상체와 팔을 움직여 공격하고 방어합니다. 서로 닿는 거리를 공정하게 맞추기 위해 경기 전에 자세와 장비를 조정하죠. 경기 방식이 궁금하다면 세계 휠체어펜싱 운영단체의 종목 설명을 보면 이해가 한결 쉬워집니다.
에페는 플뢰레·사브르와 함께 펜싱에서 사용하는 세 무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무기별로 유효 타격 부위와 득점 방식이 다르며, 에페에서는 정확한 찌르기가 승부를 가릅니다. 결승 같은 토너먼트 단계에서 15점을 목표로 겨룬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왜 14대14의 한 점이 그렇게 결정적이었는지 더 실감납니다.
조은혜가 출전한 B등급은 장애 정도를 단순하게 숫자로 서열화한 표현이 아닙니다. 선수의 몸통 조절 능력이나 펜싱하는 팔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구분한 스포츠등급이에요. 국제 종목단체는 A등급 선수가 몸통 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반면 B등급은 몸통이나 펜싱 팔에 기능적 제한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자세한 기준은 세계 휠체어펜싱 등급분류 안내에 나와 있습니다.
이 설명을 알고 나니 경기 장면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고정된 자리에서 짧은 찰나에 거리와 타이밍을 판단해야 하니, 작은 손목 움직임도 큰 승부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휠체어를 탄 채 하는 펜싱이라는 짧은 표현보다, 독립된 전문 기술과 경기 전략을 가진 종목이라는 이해가 더 잘 어울립니다.
한국 펜싱 첫 금메달의 의미와 22일 단체전 전망
‘한국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말을 읽을 때는 대회의 역사부터 짚으면 혼동이 줄어듭니다. 아시안패러게임은 2010년에 출범했고, 그 체제에서 한국 펜싱 금메달이 나온 건 조은혜의 2026년 우승이 처음입니다. 다만 전신인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에서는 200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 김기홍의 에페 개인전 금메달 기록이 있습니다. 이번 기록을 모든 아시아 장애인 스포츠 대회 역사를 통틀어 최초라고 부르면 정확하지 않아요.
저는 이 구분이 오히려 기록의 가치를 또렷하게 만든다고 봅니다. 앞선 세대가 세운 성취를 지우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대회 체제에서 처음 넘어선 문턱을 제대로 기릴 수 있으니까요. 숫자 하나를 더 크게 보이게 하기보다는 실제 역사에 맞는 설명이 오래 기억됩니다.
또 하나 관심을 모으는 일정은 10월 22일 여자 에페 단체전입니다. 조은혜는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추가 금메달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21일 경기 후 밝혔습니다. 여기서도 우승한다면 이번 대회 2관왕이 되지만, 22일 경기 결과까지 미리 확정해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단체전은 개인전에서 보여준 집중력이 동료들과 어떻게 맞물릴지 지켜볼 기회입니다.
조은혜는 경기 후 동료들과 힘을 합쳐 기쁨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혼자 마지막 한 점을 따낸 선수에게 팀과 함께하는 다음 경기가 중요하다는 사실도 마음에 남네요. 저는 다음 승부의 결과가 어떻든, 결승에서 14대14를 이겨 낸 순간만큼은 이미 한국 휠체어펜싱 역사에 선명하게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은혜 선수가 우승한 종목은 무엇인가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의 휠체어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B등급입니다. 10월 21일 결승에서 태국의 사이수니 자나를 15대14로 이겼습니다.
Q. 조은혜 선수는 정말 영화 범죄도시에서 일했나요?
네. 영화 ‘범죄도시’ 분장팀장으로 활동했고 다른 영화의 분장 업무도 맡았던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2017년 사고 이후 재활 과정에서 휠체어펜싱을 접해 선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Q. 한국 휠체어펜싱에 과거 금메달은 없었나요?
2010년 출범한 아시안패러게임에서는 이번이 첫 금메달입니다. 전신 대회에서는 2006년 김기홍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기록이 있어 대회 체제를 구분해 이해하는 게 정확합니다.
Q. 조은혜 선수는 10월 22일에도 경기를 하나요?
21일 경기 후 보도된 일정으로는 여자 에페 단체전에 출전해 추가 금메달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개인전 우승과 별개로 단체전 결과는 해당 경기 종료 후 확인해야 합니다.
출처와 참고한 곳
- 연합뉴스 현장 보도 — 결승 점수 흐름과 아시안패러게임 기록
- 연합뉴스 선수 인터뷰 — 마지막 한 점과 단체전 출전 계획
- 머니투데이 선수 소개 — 영화 분장 경력과 파리 패럴림픽 4위 기록
- 세계 휠체어펜싱 종목 안내 — 경기 방식과 장비
- 세계 휠체어펜싱 등급분류 — A·B등급의 기준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김도영 만루홈런 145m 준플레이오프 3차전 역대 기록과 KIA 3연승
- 박서연 마라톤 생리통 속 전국체전 7위 완주 기록과 사연
- 안세영 덴마크오픈 2연패 결승 역전과 시즌 9승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