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아파트 실거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법인·외지인이 집중 매수한 사례가 주요 대상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저가 아파트를 매수한 법인·외지인의 거래에 대해 자금조달 계획, 거래가격 등을 살펴 이상 거래인지를 조사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전국이 대상 지역으로 내년 1월까지 조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건설부동산시장에서는 ‘뒷북 조사’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공시가 1억 원 매매 쏠림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7·10 대책에서 다주택자와 법인의 취득세율을 8~12%로 올리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시행하면서다. 그러면서 공시가 1억 원 이하 주택은 중과세율 적용을 제외했다. 투기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지방의 공시가 1억 원 이하 아파트 매매 광풍이 불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 1위를 차지한 단지는 1989년 완공된 부산진구 당감동 주공 3단지였다. 재건축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은 이 단지의 전용 41㎡의 지난해 공시가격은 8660만 원이었다.

매수세가 몰리자 가격은 급등했다. 지난해 6월만 해도 1억 4000만 원에 거래됐다가 5개월 만에 3억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규제가 시장을 비틀었다”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공시가 1억 이하 아파트 쏠림 현상은 지금도 여전하다. 직방이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9일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 계약 건수는 1500건으로 이 중 1억 원 이하 아파트 매수 비중은 34.1%에 달했다. 올해 들어 최고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억 원 이하의 아파트 매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충북(55.6%)이었고, 경북(53.6%)·전부(45.4%)·전남(43.2%)·강원(40.6%) 등이 뒤를 이었다.

국토부는 “특히 최근 법인의 매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1억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24만 6000건으로 이중 외지인 비율은 32.7%, 법인은 8.7%였다. 월별로 보면 지난 4월 거래량의 5%였던 법인 비중이 9월 17%까지 늘어났다.
국토부는 “저가 아파트를 여러 차례 매수했다고 하여 투기수요로 판단하거나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면밀한 분석·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 과정에서 업·다운계약을 했는지, 편법 증여나 명의신탁 등 위반사항을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서진형 대한 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규제가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풍선효과인 데다가 정부의 늑장 대응에 서민이 살 수 있는 아파트만 점점 없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