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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2월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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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없는 5만명 ‘건보료 쇼크’..”순식간에 빈곤층 전락”



집값 올라 피부양자 탈락





지난해보다 두 배 늘 듯







공시가격 급등에 따라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탈락해 오는 11월부터 새로 보험료를 내야 하는 사람이 5만 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를 한 채만 보유해도 연간 수백만 원의 건보료를 내야 하는 것이다. 소득이 없는 은퇴자·노인의 건보료 납부에 대한 불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경준 국민의 힘 의원은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건강보험 피부양자 탈락 현황 및 요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재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올해 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는 사람이 전국적으로 5만 1268명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이유로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한 인원(2만 6088명)의 두 배 수준이다. 서울지역의 피부양자 탈락 인원도 지난해 1만 3720명에서 올해 2만 3600명으로 72.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피부양자 자격을 잃으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11월부터 건보료를 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은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존하는 부모, 자녀 등 직계가족 중 일정한 소득과 재산 요건을 충족하는 사람에게는 건보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피부양자 자격을 준다. 하지만 올해는 재산 측정 기준인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피부양자 자격 상실자가 전례 없는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 의원은 “집을 한 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재산세 종부세에 이어 건보료 부담까지 지우는 건 징벌적 조세 정책”이라며 “건보료 피부양자 자격을 따질 때 재산 요건은 빼고 소득 요건만으로 심사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보유세 80만 원 오르는데… 건보료는 290만 원 내야





건보료 부담, 부동산 세금보다 커


“제주에서는 2016년·2017년 2년 연속으로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득이 끊긴 노인계층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사회 문제로 크게 번졌습니다. 올해 말이 되면 전국이 이 문제로 몸살을 앓을 겁니다.”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부세 등 보유세의 과세 기준이 될 뿐 아니라 건보료, 기초노령연금, 장애인연금, 기초생활수급자, 취업 후 학자금 장기상환 대상자 선정 등 60개가 넘는 복지제도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제주시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016년 25.6%, 2017년 20.0% 급등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을 먼저 겪었다. 정 교수는 “국민연금과 각종 복지 혜택 등으로 그럭저럭 살 만하던 삶이 순식간에 빈곤 계층으로 전락했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지역은 이런 임계점을 이미 지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집값 상승과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의 영향으로 서울지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018년 10.1%, 2019년 14.0%, 2020년 14.7%, 2021년 19.8% 등 4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6~2020년 4~6%에 머물던 전국의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올해 19.0%로 뛰었다.


건보료 부담은 금전적으로도 부동산 세금보다 더 많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서울 중계동의 동진 신안아파트(134㎡) 한 채와 2017년식 쏘나타 자동차를 보유하고 국민연금을 연간 1000만 원 받는 은퇴자는 올해 11월부터 매월 24만 888원의 건보료(장기 요양 보험료 포함)를 내야 한다.






이 아파트 단지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7억 3300만 원에서 올해 9억 7400만 원으로 오르면서 건보료 피부양자 자격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에 따른 재산세와 종부세 부담 증가의 세 배 이상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에게 의뢰해 보유세 부담 변화를 시뮬레이션한 결과(1주택자로 세액공제가 없는 경우) 이 아파트의 보유세는 지난해 197만 원에서 올해 283만 원으로 86만 원(43.8%) 오른다.


정부도 이런 전문가들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집값이 올라 건보료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할 경우 내년 6월까지 건보료 납부액을 한시적으로 50% 감면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연말마다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당한 가입자의 시위와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데 올해는 그 강도가 훨씬 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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