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인수전 불참.. 삼성, 신세계
국내 보톡스 1위업체 휴젤
■ 신세계 휴젤인수 포기
신세계백화점이 국내 보톡스 1위 업체 휴젤 인수에서 손을 뗐다. 2조 원이 넘어가는 몸값에 비해 사업적 시너지가 미미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신세계는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 검토 사항으로 휴젤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지분 인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주력 분야인 유통 및 패션, 뷰티 사업과의 시너지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날 조회공시는 한 달 전 “휴젤 인수를 검토한 바 있으나 확정된 바는 없다”라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라고 밝힌 데 따른 후속 공시다.
당초 업계에서는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휴젤만큼 매력적인 매물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보톡스와 필러 등을 생산하는 휴젤은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중국에 진출하는 등 국내외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포기 배경으로는 가격 문제가 꼽힌다. 베인캐피털이 원하는 2조 원이라는 가격도 휴젤 시가총액 3조3336억원을 감안하면 지분율 44%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휴젤의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A)는 연결 기준 작년 887억원이다.
또, 신세계는 기존 화장품 사업 경쟁력 강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2조원 수준에 달하는 금액 투자 대비 실용성을 느끼지 못한 것은 덤이다.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4952억 원에 머물러 있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유통 및 패션, 뷰티 사업과 시너지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인수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신사업 진출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휴젤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신세계에 대해 가장 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신세계 주가가 지난 6월 초 고점 이후에 12% 하락한 것은 차익실현 욕구와 휴젤 인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휴젤 인수 관련 불확실성은 해소됐고 코로나19 4차 유행이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과거 사례처럼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 수익비율(PER) 8.5배 수준에 불과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다”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에 이어 휴젤 인수를 검토했던 삼성 또한 인수전에 불참한다.
■ 삼성물산 휴젤인수 포기
삼성물산은 21일 휴젤 인수전 참여 보도와 관련 “인수 참여를 검토한 바 있으나,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전날 일부 언론은 투자은행(IB) 업계 발로 삼성이 국내 1위 보톨리눔 톡신 생산 기업인 휴젤 인수를 추진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휴젤은 필러 등 미용 제품뿐 아니라 소아 뇌성마비나 뇌졸중 치료 및 완화제 등을 제조하는 바이오 의약품 제조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이다. 휴젤의 희망 매각가는 2조 3000억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