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6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테슬라는 지난달 비트코인을 대규모 사들였다고 해서 화제였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이후
주가는 30%가량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나스닥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테슬라 주가 하락에 대한 이유가 몇 가지 거론된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테슬라는 뉴욕증시에서 597.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에만 11% 하락했는데, 주간 기준으로도 4주째 내리막길을 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주 연속 하락세는 2019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일단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금리) 상승세가 그동안 위로 달려온 기술주들에 큰 악재가 되고 있다. 금리가 오를 경우 기업의 차입비용이 늘어나 실적에 피해를 입게 되는데, 이러한 우려가 고평가 주식을 중심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4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인플레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국채 수익률 관련한 대응 정책은 언급하지 않아 증시는 실망감을 보였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점은 테슬라에 좀 더 직접적인 장애물이다.
GM, 포드, 폭스바겐 등 전통자동차업체들
은 잇따라 전기차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하는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1위 자리를 내줬고 중국에서도 본토 업체에 치이는 상황이다.
미국 상황도 여유 있지 않다.
5일 CNN은 모건스탠리를 인용해 2월 미국 전기차시장 내 테슬라 점유율이 69%로 전년(81%) 대비 줄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커지는 시장에서 경쟁자들의 몸집 불리기 속도가 더 빨랐다. 모건스탠리는 포드
‘마하 E’가 2월 3739대 팔렸다면
서 지난주 테슬라 주가 손실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경쟁자의 시장 진입은 테슬라에 이중 손실이 된다. 테슬라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는 환경 규제 관련 ‘
배출권
‘(지난해만 16억 달러)인데 자차 판매가 줄면 배출권이 줄어들고, 경쟁자의 전기차 판매가 늘면 이를 팔 곳도 줄어든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거액 투자한 것은
주가 불안정성을 키웠다. 회사는 지난 2월 8일 현금 보유액의 약 8% 수준인 15억달러(현 환율 1조 7000억 원) 어치 비트코인을 매입한 사실을 공개했는데, 이후 주가는 30% 정도 추락했다. 비트코인이 20%가량 내린 데 비하면 흔들림이 더 크다.
전기차에 대한 긍정론을 갖고 있는 투자회사 웨드부시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마저 지난달 23일 CNBC에서 “투자자들이 일론 머스크(테슬라)와 비트코인을 연계해 보고 있다”라고 꼬집은 바 있다.
미국 CNBC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테슬라가 이틀 동안 공장을 멈춘 점, 미국·독일·중국에 공장을 짓거나 확장하는 등 비용이 증가한 점도 주가에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많이 빠지면서
테슬라의 단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좋은 전망을 보이는 전문가들도 여전히 있다.
3일
UBS의 패트릭 허멜 애널리스트
는 전기차에 자율주행 같은 소프트웨어가 중요성 하다며 테슬라가 ”
가장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
라고 추천했다. 목표주가는 325달러에서 730달러로 올리며 현재 주가보다 높이 제시했다.
앞서 언급한 대니얼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4일 보고서에서 ”
전기차 파티는 이제 막 시작됐다”
면서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현재 3%에서 2025년 1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CNN에 따르면 월가에서 30명 애널리스트가 테슬라에 대한 12개월 목표가를 제시했으며, 최고 1200달러와 최저 67달러 로 위아래 차이는 크다. 테슬라의 PER(주가 수익비율)은 961.61배로 상당히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