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우량은행 끼기 단기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
신문이나 방송에서 세계경제의 동향을 전할대 리보금리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리보(LIBOR)는 ‘런던 은행 간 금리(London Inter-Bank Offered Rates)’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지인 영국 런던에서 우량은행끼리 단기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를 말합니다.
리보라는 단어 안에 이미 금리의 뜻이 포함돼 있지만 흔히 리보금리라고 부릅니다.
리보금리는 국제금융시장의 기준금리로 활용됩니다. 우리나라 은행이 해외에서 외화자금을 빌리 때도 리보금리를 기준으로 삼아서 금리조건을 결정하죠. 도 국제금융시장의 단기금리 추이를 파악하는 지표로도 사용됩니다.
리보금리가 국제 기준금리로 자리 잡은 것은 런던 금융시장이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로서 오랜 역사를 지녔고 규모 또한 크기 때문입니다. 런던은 잉글랜드은행(BOE)을 중심으로 한 5대 은행과 어음교환소, 다수 은행의 본점과 지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국제금융의 심장부 역할을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국제금융의 핵심기능이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로 옮겨갔지만 말입니다.
리보금리는 정부,은행,기업 등 외화를 빌려오는 기관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가 달라집니다. 신용도가 낮을수록 더 높은 금리가 붙습니다. 해외에서 자금을 빌려올 때도 흔히 리보에 금리를 몇 퍼센트 어 얹어주는 식으로 금리를 ‘가산금리’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리보가 연 8.5%인데 실제 지급해야 하는 금리는 연 9.5%라면 그 차이인 1%가 가산금리로, 이것이 금융기관의 수수료 수입이 됩니다. 가산금리는 돈을 빌리는 나라의 은행 신용도가 좋으면 낮게 매겨지고, 나쁘면 높게 매겨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지난 2012년 리보금리의 신뢰도에 금이 가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영국 바클레이즈은행의 리보금리 조작 스캔들입니다. 이 사건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대표적 지표인 리보금리가 조작됐다는 점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죠.
추가 조사 결과 바클레이즈은행외 글로벌 은행 13곳도 리보금리 조작 혐의로 피소됐습니다. 이들이 지금 까지 낸 벌금만 60억 달러(6조 9,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리보금리는 런던 은행들끼리 단기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기준입니다. 리보금리는 대출금리, 신용카드 금리, 학자금 융자 등 금리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런데 리보금리의 이와 같은 엄청난 영향력에 비해 이를 다루는 이들은 극소수입니다. 해당 은행의 트레이더들은 이점 악용해, 리보금리가 낮을 때 이득을 보는 금융상품을 계약하고 금리 담당자에게 리보금리를 낮게 공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은행은 부당이익을 챙겼죠. 리보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전세계 자금은 무려 350조 달러(약 40 경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리보금리가 조작돼 파문이 일자, 리보금리가 아닌 다른 금리를 사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리보는 시장에서 실제 이뤄진 거래에 기반을 둔 금리가 아니라, 은행들이 임의로 제출한 금리를 취합해서 만들어진 금리라는 점이 대표적인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와 재무부 등 금융당국과 대형은행들은 대안참고금리위원회(ARRC)를 설립해 리보금리의 대안을 모색해왔습니다.
그 결과 ARRC는 2016년 5월, 리보금리의 대안으로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산출하는 하루짜리 은행 조달금리(OBFR)와 미 국채 등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레포금리) Treasury General Collateral Repo Rate)’를 제안했습니다.
OBFR은 150여개 미국 은행들의 자료를 기준으로 산출되므로 신뢰성이 확보된 상태이며, 레포금리 역시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중 어떤 금리를 리보금리의 대안으로 삼을지는 아직 논의단계입니다.
세계경제의 중심 지표였던 리보금리는 조작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을 앞두고 있습니다. 금융기관이 이처럼 자신의 이익만 우선할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선량한 일반 투자자들입니다.
-출처 책”경제상식사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