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보유 비트코인 팔아 1122억 원 수익
“폭등 부채질하더니 팔았다” 비판
머스크 “유동성 입증 목적 … 내 보유량은 그대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BTC) 일부를 매도했다고 발표하자 거센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해명에 나선다.
테슬라는 26일(현지시간) 2021년 1분기 수익 보고서를 통해 약 2억 7200만 달러 (약 3022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도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회사 현금 보유액의 7.7%인 약 15억 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한 테슬라는 이번 매도를 통해 1억 100만 달러(약 1122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도 소식에 비판도 쏟아졌다. 그동안 머스크 CEO는 비트코인 투자사실을 대대적으로 발표하며 암호화폐 가격 급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머스크 CEO가 지난 1월 트위터 프로필에 ‘bitcoin’이라고 기재한 뒤, 비트코인 시세는 20% 올랐다.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계속 보유하겠다며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암호화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트코인 아카이브’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한 투자자는 “테슬라가 자동차 판매보다 비트코인 거래로 돈을 더 많이 벌었다”라며 머스크를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배신한 브루투스에 빗대 비난했다.
미국 스포츠 대중문화 전문매체 바스툴 스포츠의 테이브 포트노이 대표는 트위터에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1분기에 팔아 1억 100만 달러를 벌었다. 머스크는 비트코인 폭등을 부채질했고 그걸로 1분기 실적까지 개선했다”라고 꼬집었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머스크는 해당 글에 댓글을 달아 해명에 나섰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파았지만, 자신은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가 판 비트코인 역시 보유 지분의 10%에 불과하며, 비트코인의 유동성을 입증하기 위한 매각이었다고덧붙였다. 대차대조표에서 비트코인이 현금성 통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시장에 보유량의 일부를 팔았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머스크와 테슬라에 대한 비판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 투자자는 “이미 테슬라에 170억 달러의 현금성 자산이 있었다. 현금이 필요하지 않은 데도 팔았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투자자도 “테슬라는 다른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치는 방식으로 회사 가치를 부풀렸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