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워터
Stillwater. 2021
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 <스포트라이트 2016>를 연출했던
토마스 맥카시
감독의 작품 <스틸 워터>는 놀랍게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007년 교환학생으로 이탈리아에서 유학 중이던 미국인 여대생이 룸메이트 살해 혐의로 현지 감옥에 수감됐다가 7년여간 1심 유죄판결로부터 항소와 상고를 거듭한 끝에 최종 무죄 판결을 받게 된
‘아만다 녹스 사건’
에 각색을 더한 영화 <스틸 워터>는 맷 데이번이 아버지역으로 주연을 맡았다.
맷 데이먼은 칸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시나리오가 매우 아름다웠다. 빌은 부끄러움과 죄책감, 슬픔, 고통을 가진 인물”이라며 “아이가 있는 부모로서 더욱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고…
스틸워터
- 평점
-
6.7 (2021.10.06 개봉)
- 감독
- 토마스 맥카시
- 출연
- 맷 데이먼, 아비게일 브레스린, 카밀 코탱, 디아나 듀내건, 로버트 피터스
– 등급: 15세 관람가
– 장르: 드라마, 범죄, 스릴러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38분
원래는 석유 시추 노동자였지만 건설 현장을 옮겨 다니는 신세가 된 아버지
빌(맷 데이먼)
에게 지금 가장 중요하고 급한 일은 딸의 결백을 밝혀내는 일이다. 아무 죄도 없는 딸이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이미 4년째 타지인 프랑스 감옥에 갇혀있는 걸 생각하면 아버지의 마음은 이미 숯검댕이가 됐을 것이 뻔하지만 딸은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릴 여력이 없어 보였다.
돈도 없고 인맥도 없는 외국에서 동분서주하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버지이건만 아버지를 신뢰하지 않는 딸
앨리슨(아비게일 브레스린)
은 아빠가 내 인생을 망쳤다고, 그냥 꺼져버리라고 뼈아픈 말들을 쏟아붓는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여전히 딸을 포기할 수가 없는데…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낯선 프랑스에서 의인이 나타나 빌을 도와주게 되는데, 바로 현지인
버지니(카밀 코탄)
와
마야(릴루 소바드)
모녀다.
우연히 알게 된 인연이지만 버지니는 빌에게 거처할 수 있는 방을 내어주고 프랑스어 통역도 기꺼이 도와주었으며, 빌은 버지니의 집수리를 도와주기도 하고 9살 마야를 돌봐주기도 하면서 서로 그렇게 친분을 쌓으며 의지하는 사이가 되는데…
그런 어느 날 엄마 대신 마야를 재우기 위해 침대에 눕히는데 아이가 불쑥 이렇게 말한다.
“아저씨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좋아하는 뭐?”
“제일 좋아하는 미국이 이예요!”
늘 어둡던 빌의 얼굴에 처음 미소가 드리운 날이었다.
딸 앨리슨이 하루 외출을 받아 나온 날 자신이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딸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아빠는 버지니와 마야를 인사시켜 주었고, 낯가림 없이 금방 잘 따르는 마야의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해주던 앨리슨 언니에게 마야는 이렇게 묻는다.
“감옥은 어때요?”
“별로야. 엄청 덥고”
“이거 끝나면 내가 해 줄게요.”
“내 손톱?”
“그럼 돌아가서도 예쁠 거예요”
이 사랑스러운 어린아이 마야 때문에 다친 사람들의 마음이 힐링되는 순간이었다.
솔직히 말한다면 영화는 중반까지 조금 힘들었다. 답답하고 지지부진해서, 게다가
맷 데이먼이 연기한 그 아버지는
너무 말이 없고 웃지도 않고 어두웠으며 누구에게나 너무 깍듯해서 사무적인 느낌의 경직된 사람이라서 더욱 그러했는데…
하지만 마야가 좋아하는 신나는 축구를 보러 간 그날… 미친 듯이 열광하며 응원하는 그 사람들 속에서…
그때부터 영화는 새롭게 다시 뛰기 시작한다.
아주 잠깐 영화 <마더>가 스쳐 지나가기도 했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논란이 남아 있는 사건을 다루고 있어서 100%의 진실은 실제 주인공인 아만다 녹스만이 알고 있을 것인데, 어쨌든 이 영화는 9살 마야가 이 아이가 다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 때문에 웃었고, 아이 때문에 울컥했던 영화다. 그리하여 초반을 넘기는 게 조금 힘들었어도 여운을 남겨준 영화 <스틸 워터> 였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