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등산객 묻지마 살인 20대, 1심서 무기징역 선고
“심신미약, 형 무겁다” 항소…檢, 1심과 같은 사형 구형
반성 없던 피고인, 항소심 법정서 유가족에 사과.. 진정성..
범행 뒤 일기장에 “시작했으니 끝 볼 것”… 연속살인 계획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다양한 사연은 소개합니다.
일면식도 없는 50대 등산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20대 남성 이모(23) 씨
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1심과 마찬가지로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항소심 법정에 선 이 씨는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뒤늦게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이 씨가 재판 과정에서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데다 ‘
연속살인’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져 사과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 등산객 살해 20대, 항소심도 사형 구형… 사과했지만 진정성 의문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박재우 부장판사)는 지
난 1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 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같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과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이 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에게 죄송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 전까지 이씨는 시종일관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기에 사과 자체가 재판부의 감형을 노린 꼼수란 비판이 나왔습니다.
■ 이면식 없는 여성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 반성 기미 없어
이 씨는 지난해 7월 11일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
등산로 입구에서 한 모(58) 씨
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잔혹하게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수도권 거주자 한 씨는 이날 일행 2명과 함께 등산하고자 이곳을 찾았으나 산에 올라가지 않고 등산로 입구에 세워둔 승용차에 남았고,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차 옆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차량 정밀감식과 탐문 수사를
통해 인근에 거주하는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같은 날 오후 11시께 이 씨의 자택에서 긴급체포했습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했으나 이씨의 뚜렷한 범행 동기는 나오지 않았고, 정신감정 결과도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검찰은 이 씨에게 사형을 구형
했고, 춘천지법 형사2부(진원두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습니다.
1심 재판장에서 이 씨는 피해자와 유족에게 미안하지 않냐는 물음에 “할 말이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당시 재판장을 찾은 피해자의 동생은 “끝까지 반성하지 않고, 저희한테 사과의 말도 안 하고 갔다”며 “(제) 마음에서는 사형을 내릴 수밖에 없다”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 살인 위한 치밀한 준비… 범행 후 ‘재범 의지’ 내비쳐
1심 재판에선
이 씨가 과거 일기장에 쓴 내용
등이 공개돼 충격을 자아냈습니다. 이 씨는 일기장에 ‘대부분의 사람이 무례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심판하고 다 죽여버릴 권리가 있다’, ‘닥치는 대로 죽이기는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100명에서
200명은 죽여야 한다’
라는 내용을 적는 등 인명을 극단적으로 경시하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 씨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가정불화 및 부모에 대한 적대감 등을 계기로 사람을 살해하겠다는 생각을 해온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고교 3학년~ 대학교 1학년 무렵에는 대검을 구입
해 두 차례에 걸쳐 살해 대상을 물색하는 등 살인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했습니다.
군 생활 중에는 스스로 고안한 살인 장치 등 살인계획과 방법을 일기장에 그림으로 자세히 기록했고, 살인도구로 쓸 총기를 사기 위해 수렵 면허 시험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군 전역 후에는 살인을 실행하기
위해 샌드백을 대상으로 범행 연습을 하고, 인터넷에서 실제 살인사건 영상을 반복 시청하면서 살인 욕구를 해소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흉기를 사는 등 모든 준비를 마친 이 씨는 범행 당일을
‘연쇄살인’ 이 아닌 ‘연속살인’ 시작일로 정했
습니다. 이씨는 단기간 내 여러 건의 살인을 하기로 계획, 인제군 지도를 출력해 범행 후 도주 동선을 짜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범행 당일 경찰에 긴급 체포되면서 이 씨의 연속살인 계획은 끝났지만, 이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에도 집으로 돌아와 일기장에 “이미 시작한 거 끝을 봐야지”란 글을 남기는 등 재범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내달 7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