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
One Hour Photo, 2002
<네버 렛 미 고>를 연출한
마크 로마넥
감독의 영화 <스토커>는 대형마트 내에 위치한 사진 현상소에서 근무하면서 사진을 현상하기 위해 찾아오는 다양한 손님들의 사진들을 통해 그들의 사생활을 예사롭지 않은 시선으로 관찰해 오던 중 단란해 보이는 한 가정에 꽂혀버려 지독한 집착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한 남자의 조금은 독특한 스토커 이야기다.
스토커
7.4 (2002.12.06 개봉)
– 등급: 15세 관람가
– 장르: 스릴러, 드라마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98분
– 수상내역
2003
28회 새턴 어워즈(최우수 남우주연상)
범죄를 저지를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조금은 처량하고도 애처로워 보이는 한 남자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협박 전담 부서
밴더지 형사(에릭 라 샐레)
역시 그게 의문이었는지 조심스럽게 이렇게 묻는다.
형사: 뭐 하나 물어볼까요?
싸이: 그러세요
형사: 윌 요킨이 어쨌길래 그렇게 화가 나셨죠? 어쨌길래 이런 일을 저지르신 거죠?
이 남자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질렀던 것인지…
“사진엔 웃는 얼굴만 있죠.
생일, 결혼, 휴가, 애들 생일 파티..
사람들은 인생의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요.
앨범을 넘기다 보면 온통 즐겁고 유쾌한 삶을 산 것 같죠.
슬픔이란 없는..
아무도 자신이 잊고 싶어 하는 건 사진으로 안 찍죠.”
싸이 패리쉬(로빈 윌리엄스)
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고 있는 독신남으로 사진 현상소에서 일한 지는 어느새 20년이 넘었다.
고양이 사진만 찍는 할머니, 항상 사고 난 자동차 사진만 갖고 오는 손해 사정인,
수술 전, 후 사진을 뽑아가는 성형외과 간호사,
초보 포르노 작가의 사진들까지… 단골손님들의 사진들을 오랜 시간 접하다 보니 알고 싶지 않아도 그들의 사생활들을 상당 부분 함께 공유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는데…
그중에서도 유독 싸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진들이 있었으니, 바로 요킨씨네 가족사진이었다.
남편인
윌 요킨(마이클 바턴)
과 아내
니나(코니 닐슨)
그리고 아들 제이크까지… 아직 아이가 어려서 아이를 중심으로 한 사진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사진으로만 보이는 이 가족의 모습은 그야말로 행복 그 자체인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싸이는 일반적인 스토커와는 조금 달랐다. 아름다운 여성인 니나에게 이성적으로 끌려서 집착한 스토커라기보다는 행복해 보이는 이 가정 자체에 병적인 집착을 보이고 있었던 건데, 9살이 된 제이크에게는
삼촌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일선물을 주었고, 그동안 사진으로만 봐왔던 남편 윌을 마트에서 처음 마주쳤을 때는 반갑게 먼저 인사를 건네기도 했으며, 니나의 가방 속 책 제목을 봐뒀다가 그 책을 함께 읽기도 했는데…
이렇듯 점점 도를 넘어가던 싸이가 급기야 자신의 존재를 거침없이 드러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많이 외롭고 쓸쓸했던 독신남 싸이는 마냥 행복해 보이던 요킨 씨 가족을 너무나 동경했던 나머지 자신도 그 가족의 일원이 되고 싶은 열망이 도를 넘었던 것일까.. 그 가정의 행복이 깨지는 건 나의 행복이 무너지는 것과 다르지 않았기에 남편 윌의 잘못을 그저 지켜볼 수만은 었었던 싸이는 자신이 직접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믿었던 것인데…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임에는 분명하지만
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력 덕분에
그럼에도 조금의 동정심이 생겨나는 건 어쩔 수가 없었고,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난 배우여서 보면서 또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게 됐던 영화 <스토커>다.
”
사진이 미래 세대에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이런 걸 겁니다.
나도 여기 있었고 존재했으며 젊었고 행복했다.
그리고 이 세상에 내 사진을 찍어줄 만큼 날 위해주는 사람이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