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EMERGENCY DECLARATION. 2022
<관상>, <더 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은
임시완,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화려한 캐스팅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감을 갖게 한 영화였다. 특히 임시완의 악역이 돋보였는데…
그리하여 영화 <비상선언>은 임시완으로 시작되어 임시완과 함께 끝이 나고 말았다…
비상선언
6.2 (2022.08.03 개봉)
– 등급: 12세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대한민국
– 러닝타임: 140분
– 수상내역
2023
16회 아시아 필름 어워즈(여우조연상)
2022
42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10선)
31회 부일영화상(남우 조연상)
‘항공기가 비행 중 연료고갈이나 기술적인 문제가 생겨 더 이상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조종사는 ‘이것’을 선포하여 관제당국에 상황의 위급함을 알린다. ‘이것’이 선포된 항공기는 다른 어떤 항공기보다 우선하여 착륙할 수 있도록 우선권이 부여되는데 항공운항에 있어서 ‘이것’은 비상계엄 선포와 같다고 할 정도다. 모든 움직임을 중지시키고, 어떤 명령보다 앞서는 상황을 만들기 때문이다.’
류진석: 여기 사람들 많이 타는 비행기가 뭐예요? 여름이니까 휴양지 많이 가려나? 동남아 이런데 많이 가요?
항공사 직원: 고객님 가시려는 목적지가 어디시죠?
류진석: 그냥 거리도 좀 있고 사람들 많이 가는 데면 좋겠는데… 왜요?
항공사 직원: 아, 아닙니다.
류진석: 1시 40분 저거는 승객 몇 명이나 돼요?
항공사 직원: 저희가 그런 정보를 드리기는 좀…
류진석: 그냥 몇 명이나 타는 건지 물어보는 건데요?
항공사 직원: 그런 걸 왜 물으시는지…
류진석: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왜요 뭐 이상해요?
네… 이상해요!! 이 사람 뭐하는 사람이지? 왜 이러는 거지???
선한 얼굴을 하고서 너무나도 재수없게 깐족거리고 수상쩍게 행동하는 젊은 남자가 지금 비행기를 타려고 한다. 뭔가 많이 불길한 느낌인데…
영화 속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등장한다.
1. 재혁(이병헌):
전직 파일럿으로 아토피로 고생하는 딸아이의 치료를 위해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아 떠나고자 한다.
2. 인호(송강호):
현직 형사이며 바쁜 일정때문에 가족과의 휴가계획이 무산되자, 아내는 곰국을 한솥 끓여놓고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떠나겠다고 한다.
3. 현수(김남길):
현직 파일럿 부기장이다. 그런데 재혁과의 사이에 뭔가 좋지 않은 앙금이 남아 있는 듯하다.
4. 숙희(전도연):
소신 있고 강단 있는 국토부장관이다.
5. 진석(임시완):
4년 전까지
다국적기업인 브리콤 제약회사에서 미생물팀장으로 일했던 인물이다.
테러 예고 동영상을 올린 후 공항으로 가서 물건이라도 고르듯 자신이 탈 비행기를 물색하고 있는 중이었던 건데, 그리하여 그가 선택한 비행기는… 바로 하와이행!
부기장: 류진석 씨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얘기해 줄 수 있어요?
류진석: 뭐가요?
부기장: 뭔가 원하는 게 있는 겁니까? 이유가 있을 거 같아서요.
류진석: 왜, 뭐 말하면 들어줄 거예요?
사무장: 원하는 게 있으세요? 들어준답니다
류진석: 그럼 잘 들어요. 내가 분명히 얘기할게요. 나는 여기 비행기에 탄 사람들이 전부 죽었으면 좋겠어요. 한 명도 빠짐없이…
부기장: 왜요?
류진석: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때까지만 해도 영화는 꽤나 흥미진진 스릴이 넘쳤다.
선한 얼굴을 하고 웃으면서 깐족깐족 얘기하는 임시완의 연기는 정말이지 소름이었는데…
그런데… 아뿔싸…
여기까지였다.
임시완이 없는 <비상선언>은 점점 신파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송강호와 이병헌, 전도연의 연기로도 수습이 안 되는 지경으로…
재난과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공포에 질려 나약해진 인간 군상들을 보면서 울어라 감동해라 강요했던 영화 <비상선언>은 그렇게 중후반이 아쉬운 영화였다.
영화평이 낮아서 주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궁금한 것보다는 봐버려서 속은 후련해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