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데스데이
Happy Death Day. 2017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각본을 담당했었고, <우리 집에 유령이 산다>를 연출했던
크리스토퍼 랜던
감독의 영화 <해피 데스데이>는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계속 잠에서 깨어나면서,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반복되는 하루를 끊임없이 살게 된다는 점에서 1993년 개봉작 <사랑의 블랙홀>을 떠오르게 한다.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사랑의 블랙홀>은 로맨스/코미디 장르였던데 반해 <해피 데스데이>는 미스터리/스릴러에 로맨스 한 스푼 정도 가미된 영화인데, 무엇보다 <겟아웃> 제작진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해피 데스데이
- 평점
-
7.4 (2017.11.08 개봉)
- 감독
- 크리스토퍼 랜던
- 출연
- 제시카 로테, 이스라엘 브루사드, 루비 모딘, 레이첼 매튜스, 찰스 에이트켄, 도나 두플랜티어, 지지 에르네타, 롭 멜로, 제이슨 베일, 피 부, 테네아 인트리아고
– 등급: 15세 관람가
– 장르: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96분
자신의 생일날 아침 부스스 잠에서 깨어난 여대생
트리(제시카 로테)
는 여기가 어디이고 나는 누구인지 심히 어리둥절한 상태다. 어젯밤 파티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나머지 처음 만난 남학생
카터(이스라엘 브로우사드)
의 기숙사에서 잠이 들어버렸던 것.

그런데 뭔가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 마스크를 쓴 괴한이 자신을 끊임없이 해치려 하고 있고, 그 괴한에게 결국 살해당하고 나면 다시 생일날 아침 어김없이 깨어나 동일한 하루를 반복해서 또 살게 되는 것이다.
행복하고 즐거워야 할 생일이 공포스럽게 반복되는 저주의 하루가 되어 버린 건데…
카터의 기숙사에서 깨어나긴 했어도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의 만남이었어서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고 물론 관심도 전혀 없었는데, 하지만 혼란에 빠진 트리가 얼굴에 ‘나 착함’이라고 써 놓은 듯한 선한 얼굴의 카터와 대화라는 걸 시작하면서부터 뭔가 실마리를 찾아가려고 한다.
“웃기는 게 같은 날을 반복해서 사니까 내가 누군지 조금씩 보여.
엄마가 만약 지금의 날 본다면 자랑스러워하지 않으실 거야.”
자신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며 지금의 상황이 인과응보 같다고 자책하는 트리는 이제 카터의 조언을 받아 용의자 색출에 나서기 시작하는데…
영화 <해피 데스데이>는 공포/호러 장르에 살짝 발을 담그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으나 공포영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섭지가 않았다.
오히려 여대생 트리가 일련의 당황스러운 사건들을 통해 철이 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성장스토리라고 하는 게 더 맞을 듯하고, 이제 끝나나 보다 싶을 때 다시 시작되는 오뚝이 같은 장면들에 더하여 나름의 반전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의외로 제시카 로테의 연기가 꽤 눈에 띄었다.
부적절한 행실의 여대생으로부터 시작해서 허술하고 망가진 모습, 그리고 아주 잠깐이지만 여전사 비스무리한 모습도 보여줬고 그리고 한층 성숙해지는 모습까지 충분히 입체적인 연기를 잘 소화해 냈다고 생각된다.
물론 과격한 장면들이 없지는 않지만 많이 무서운 호러영화는 못 본다 하시는 분들도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밤에 혼자서도 볼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