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시각효과상 최종후보에 들지 못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2018년 제9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을 수상한 영화가
바로 멕시코 출신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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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2017
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황금사자상)
2018
9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작품상,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
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감독상, 음악상)
모두 열거하기 버거워 몇 가지만 추려 봤다
“그녀에 대한 얘길 할까?
목소리를 잃은 공주
아니면 이 사건들의 진실을 말해줄까?
사랑과 상실에 대한 관한 이야기와
그 모두를 파괴하려던 괴물에 대한 이야기…”
영화의 시작은 인상적이었다.
물속이 있는 집,
분명 물속이었으나 스탠드 조명이 켜져 있고 한 여자가 베개를 베고 잠들어 있다
둥실둥실 떠있지만 물살이 잠잠해 퍽 고요하게…
그리고 중저음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아마 중년신사일 것 같다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려 하는 듯…
현실에 기반을 두어야 제대로 된 판타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은 1962년 미국 볼티모어를 영화의 시공간으로 설정하면서 불안한 지금의 미국사회가 과거로 퇴행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영화 속에 함께 담았다.
미국의 오컴 항공우주 연구센터에는 자정이 되어야 출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야간 청소부들인데 그중 한 명이 바로 주인공인
엘라이자 에스포지토(샐리 호킨스)
극장 건물 위층에 살며 매일 저녁 일어나면 욕조에 물을 채우고 달걀이 삶아지는 동안 샤워와 자위를 루틴으로 하는 엘라이자는 들을 수는 있지만 말은 못 하는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타임지는 이 영화에 대해 <인어공주>와 <미녀와 야수>의 영혼을 지닌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평하기도 했다고
엘라이자의 주변 인물들을 살펴보자면,
고양이들과 함께 살며 그림을 그리는 가난한 화가
자일스(리차드 젠킨스)
와는 “아침엔 파이지!”하며 파이를 함께 먹으러 가는 이웃이자 절친이었는데 자일스가 이 영화의 화자인 바로 그 중후한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또한 흑인 여성
젤다(옥타비아 스펜서)
는 야간 청소부로 함께 일하는 가장 가깝고도 의지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동료였다.
그러던 어느날 오컴 항공우주 연구센터의 보안 책임자 플레밍이 직원들을 불러 모았다.
“부산 떨거나 과장하긴 싫지만 오늘 오는 건 시설 창립이래 가장 민감한 물건이에요”
그리고는 물로 가득 찬 물이 찰랑 거리는 대형 실린더가 반입되는데…
그 속에는 물만 있던 것이 아니다.
아마존 원주민에게는 신적 존재로 경배받는 생명체인 아가미 인간(더그 존스)이
포획되어 실험대상으로 연구소에 들어온 것.
여기에 보안 책임자인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
와
연구 책임자인
호프스테틀러 박사(마이클 스털버그)
가 가세하면서
불안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기 시작하는데…
그리고…
이제 곧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특별한 사랑이 찾아올 거였다
한편, 그의 이름은 불러주지 못했지만 삶은 달걀을 건네고 심신의 안정을 위해 음악을 들려주며 서로 교감을 나누기 시작한 엘라이자와 아가미 인간.
앞으로 이들에게는 과연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인가
아니면 최악의 비극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연출 의도에 대해 “이 시대에 만연한 냉소주의를 치유하며 인종차별과 사회적 지위, 성차별로 사람들이 빚어내는 증오와 신냉전시대를 초월하는 로맨스 판타지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했고
<미믹>과 같은 몬스터영화 전문 감독이 사랑 영화를 만들어내자 동료 영화감독인 제임스 카메론도 깜짝 놀랐다고 하는데
일러스트레이터 제임스 진은 위의 포스터를 통해 영화의 분위기를 환장적인 동화의 한 페이지로 멋지게 담아냈다.
이제…
시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일스가 조근조근 들려주었던 사랑에 빠진 누군가가 수백 년 전 전에 읊조렸다는 그 시로
영화의 여운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그대의 모양 무언지 알 수 없네
내 곁엔 온통 그대뿐
그대의 존재가 사랑으로 내 눈을 채우고
내 마음 겸허하게 하네
그대가 모든 곳에 존재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