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시장 예상치 하회하며 후퇴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대비 3.0%로 시장 예상치 3.1%를 하회하며 최근 2년 이내 최저치로 후퇴했습니다. 작년 6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40년 이내 최고치를 기록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주효하다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를 기록했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비 4.8%, 전월비 0.2%로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습니다.
제롬 파월이 선호하는 주거비와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전년비 기준 2021년 말 이후 최저치인 4%로 내려왔습니다. 연준이 1년여에 걸친 공격적 긴축을 통해 물가를 잡는데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면서 이제 7월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진단했습니다.
2. 미국, 연준위원들의 금리에 대한 진단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연준이 고착화된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추가로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며, 은행들에게 더 높은 금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물가 관리와 금융 안정성은 대개 상충적이지 않지만 만일 은행들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할 경우 정책당국에 딜레마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은행 시스템이 현재는 튼튼하고 회복탄력적이지만 지난 3월 높은 인플레이션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여러 지역은행이 줄줄이 실패했듯이 스트레스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총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비록 6월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며, 연준의 2% 물가 안정 목표 달성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너무 일찍 물러서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강해져 결국 연준이 더 많이 긴축해야 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은총재는 6월 CPI 보고서에 대해 연준이 이를 매우 환영하겠지만 7월 금리 인상을 막을 정도는 아니라며, 다만 7월이 마지막 인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3. 캐나다, 기준금리 25bp 추가 인상
올해 초 긴축 행진을 중단했다가 고집스러운 물가 압력과 견조한 소비 증가세에 놀라 지난달 금리 인상을 재개했던 캐나다 중앙은행이 또다시 25bp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22년 이내 최고 수준인 5%로 끌어올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되돌아갈 시점을 두 분기 정도 늦춰 2025년 중반으로 예상했습니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 조사에서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25bp 인상을 예상했으며, 시장은 그 가능성을 4분의 3 정도로 점쳤습니다. 티프 맥클렘 총재는 정책위원회가 추가 긴축의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엔 금리를 동결할지 논의했으나 기다림에 따른 장점보다 행동의 지연에 따른 비용이 크다고 판단해 결국 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새로운 정보가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시사할 경우 금리를 더 올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데 자르뎅(Desjardins) 증권의 로이스 멘데스(Royce Mendes)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추가 긴축의 문을 닫지는 않았지만 금리 인상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하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스왑 트레이더들은 9월 추가 인상 베팅을 50%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로 높였고, 캐나다달러는 한때 미달러대비 0.7%가량 올라갔습니다.
4. 일본, 엔화 터닝포인트로 기대감 상승
올해 실망만 가득했던 엔화 강세론자들에게 마침내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은행(BOJ)이 초완화 정책을 고수함에 따라 10% 랠리 기대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엔화가 터닝포인트에 직면했다는 신호가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글로벌 투자자들은 포지션을 바꾸기보다 논리를 다각화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 시 예상되는 엔화 강세에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예상보다 고집스러운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 인상을 멈출 수 없어 주요국 경제가 붕괴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감안할 때 전통적 안전자산인 엔화는 만성 저평가 상태로, 교역 가중 인플레이션 조정 기준으로 계산 시 1971년 이후 최약세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반다 리서치(Vanda Research)의 비라즈 파텔(Viraj Patel)은 만일 세계 경제가 무너질 경우 엔화 가치가 20%가량 오를 전망이라며, “이는 시간문제로, 연말과 내년으로 가면서 글로벌 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말 달러-엔 환율을 135엔으로 내다보았습니다.
옵션시장 트레이더들 역시 달러-엔 환율 하락에 베팅 중입니다. 반면 아직도 많은 월가 전문가들이 엔화 강세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산운용사와 레버리지펀드들은 지난주 엔화에 대해 숏포지션을 확대했고, JP모건은 연말 달러-엔 환율 목표치를 기존 142에서 152로 높였습니다.
5.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인상의 마지막 종착역 접근
보리스 부이치치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이번달 회의 이후 9월의 정책 결정은 매우 열려있다”라며 향후 나올 지표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요일 한 연설에서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경제와 인플레이션 전망을 살펴보고 실제 가격 지표와 지금까지의 통화정책 파급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라며, 자신은 개인적으로 전망보다 지표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서비스 분야의 약화가 이제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지난 2-3년에 걸쳐 늘어났던 가계 잉여 저축이 상당히 소진되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언제 유럽중앙은행(ECB)이 공격적인 긴축 행진을 멈출지에 쏠려 있습니다. 일부 매파 위원들은 가을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긴축에 따른 경기 위축을 우려하며 7월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을 끝내길 원하는 위원들도 있습니다. 한편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례 없는 금리 인상이 은행권을 통해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통화정책 파급효과의 시차를 감안할 때 본격적인 경제 효과는 앞으로 2년에 걸쳐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