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하고 결제하는 수단 중 대표적인 것이 당좌수표와 약속어음입니다.
당좌수표는 현금과 같은 것이고, 약속어음은 외상거래입니다.
◆ 당좌수표
대기업에 물건을 납품하고 현금으로 받는다고 하면 누구나 좋아합니다.
하지만 금액이 예를 들어 5억3백만5천원이라고 하면 이것을 현금으로 주고받기에는 너무 번거롭습니다.
그래서 현금 대신 당좌수표를 발행해 줍니다.
당좌수표를 발행하고자 하는 기업은 주거래은행에 당좌계좌를 만들어 놓고 은행에서 당좌수표책을 받습니다.
양식에는 금액이 씌어 있지 않으며, 수표를 발행할 때 금액과 날짜를 써 넣게 됩니다.
당좌수표가 결제되는 과정
① A사가 B사로부터 물품을 구입하고 결제대금으로 당좌수표를 발행.
② 당좌수표를 받은 B사는 자기가 거래하는 B 은행에 수표를 입고.
③ B’은행이 A가 거래하는 A’은행에 제시하면,
④ A’은행은 A의 계좌에서 해당금액을 인출하여
⑤ B’은행에 결제해 주고
⑥ B’은행은 B사에 입금.
이 때 A사는 A은행이 입금을 요청하면 즉시 입금해야 합니다. B사가 은행에 수표를 제시하고 현금을 청구했는데
A사의 당좌계좌에 돈이 없으면
그 수표는 부도(不渡)처리됩
니다. 당좌수표 발행인이 예금에 잔고가 없어 부도가 나면 형사처벌이 됩니다.
◆ 약속어음
약속어음은 외상의 표시로 주는 증서로서 예를 들면, A사가 B사로부터 물품을 구입하고 3개월 후에 돈을 주기로 약속하면서 3개월짜리 어음을 발행해 주는 겁니다.
어음에는 발행인, 수취인, 금액, 결제일이 적혀 있으며, 어음 뒷면에는 배서할 수 있는 란이 있습니다.
어음을 받은 B사는 자기가 만기까지 보관하기 보다는 B은행에 맡겨 놓습니다. 그러면 B은행은 어음 지급기일에
A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아 B사의 계좌에 입금해 주게 됩니다.
만기에 어음을 발행한 A사는 결제할 자금이 자기 계좌에 들어 있어야 하면, 그렇치 못하면 그 어음은 ‘부도어음’ 이 됩니다. A사가 이렇게 어음을 부도내면 신용에 큰 문제가 생겨 다른 회사나 은행이 A사와 거래를 하지 않으려 하겠지요.
어음부도는 수표와는 달리
형사상 고발이 되지는 않습니다.
◆ 어음할인
B사는 만기까지 기다리면 대금을 받게 되지만 당장 돈이 필요할 경우 B’은행에 할인을 요청하는데 B’은행은 적정 이자율로 할인하여 미리 현금을 지급하고 만기까지 갖고 있다가 A’은행으로부터 현금을 받게 됩니다.
할인율은 발행한 회사의 신용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A사가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라면 할인율이 낮고,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라면 할인율을 높게 적용하며, 그렇지도 못한 회사라면 아예 할인을 해주지 않습니다.
할인이 안되는 회사가 발행한 어음은 소위 ‘사채(私債)시장’ 에서 할인을 해 주기도 하는데 한 달 금리를 무려 10% 이상씩 떼기도 합니다. 사채시장에서는 왜 이렇게 높은 금리를 적용할까요? 어음의 부도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 어음배서(背書)
B사가 C사에 물품대금을 지급할 일이 있을 때 자기가 A사로부터 받은 어음으로 지급하기도 합니다.
이때 어음 뒷면에 B사 상호를 쓰고 도장을 찍어주는 것으로 ‘배서한다’로 합니다.
C사는 이것을 C’은행에 맡기거나 다시 배서를 할 수도 있습니다.
◆ 전자어음
요즘은 종이로 된 어음보다 전자어음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자어음은 이용자와 은행 및 전자어음 관리기관을 인터넷으로 연결하여, 인터넷 상에서 전자문서로 된 어음을 발행.유통.지급하는 결제수단입니다. 2004년 3월에 전자어음법(전자어음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위 2005년 1월 세계 최초로 시행되었습니다.
전자어음은 어음의 위조와 변조를 방지할 수 있으며 모든 거래가 실시간 실명으로 이루어져 조세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으며, 20회까지 배서할 수 있어 어음의 사용이 쉬워진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그러나 거래정보가 노출되고 해킹의 위험이 있으며 제2금융권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등의 단점도 있습니다.
◆ 융통어음(CP, Commercial Paper)
기업 간 대금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어음을 ‘상업어음’ 이라고 합니다. ‘융통어음’ 이란 상업어음처럼 대금결제 수단이 아니라 자금을 빌리기 위한 수단으로 발행되는 어음입니다. 즉 실제 거래가 수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행하는 어음입니다.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A사는 융통어음을 발행하여 종금사에 제시하고 종금사에서는 어음을 할인하여 현금을 내 줍니다. 종금사는 이를 다시 투자자에게 팔게 됩니다. 융통어음은 신용도가 높은 회사만이 발행할 수 있으며(신용도가 낮은 회사의 어음은 종금사에서 사주지 않습니다.) 통상 3개월 정도의 단기로 발행됩니다.
◆ 어음의 공증
어음이 부도나서 법적인 조치를 취하려면 법원에서 그러한 채무관계가 있었다는 확정판결을 먼저 받아야 합니다.
공증이란 어떤 계약관계가 있었다는 것으로 쌍방간에 법적으로 확인하여 두는 절차로서 공증을 받으면 확정판결을 받을 필요가 없이 바로 강제집행절차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공증은 공증사무소나 법률사무서에서 해 주는데 어음 발행자와 함께 가야 하니 어음발행자가 공증에 동의해야 가능합니다.
◆ 어음 거래의 폐단
어음은 외상거래입니다.
일반적으로 A사가 큰 회사이고 B사가 작은 회사인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대금지급을 몇 개월 후에 하게 되면 작은 회사인 B사는 자금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6개월짜리 어음을 받으면 6개월 동안 자금이 묶이게 되고, 그러다가 자금압박으로 망하는 기업도 있고, 받은 어음이 부도가 나게 되면 납품대금을 완전히 날리게 되기도 하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소규모 사업을 하시는 분은 어음거래로 인해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업들만이라도 어음을 폐지하고 현금결제를 해 준다면 중소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