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서적 이후 19년 만에 처음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에 이은 국내 3위 오프라인 대형 서점 반디앤루니스가 16일 최종 부도를 맞았다.
한때 서울 삼성 코엑스와 강남 센트럴시티 터미널 지하에서 연인들 약속 장소로 사랑받던 서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출판계 최대 단체인 대한 출판문화협의(출협)와 단행본 출판인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는 이날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지난 15일 도래하는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라고 밝혔다.
서울문고 관계자는 통화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가 회생 절차를 밟을지는 논의 중”이라고 했다. 반디앤루니스는 웹사이트에 온라인 주문 서비스 중단 소식을 전하며 “반디앤루니스를 사랑해 주신 고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는 글을 올렸다.
수도권 대형 서점이 폐점 위기에 몰린 것은 지난 2002년 우리나라 최고(最古) 서점인 종로 서적이 부도로 폐점한 이후 처음이다.
서울문고는 1988년 서울 삼성동 무역 센터 지하에 300평 규모 반디앤루니스 서점을 내면서 출판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3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번에 서울문고가 막지 못한 어음은 1억 6000만 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적은 액수라 출판계에서는 서울문고의 회생 의지가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문고는 지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경영난을 겪어 왔다. 2018년에는 2위 서점인 영풍문고와 합병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지난해부터는 지분 매각을 통한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성과가 없었다.
이 과정에서 한때 13곳이 넘었던 점포는 최근 8곳으로 줄어든 상태다. 주요 출판사들은 1~2년 전부터 서울문고와 직거래를 끊었다. 책을 넘겼다가 돈을 떼일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백원근 책과 사회 연구소 대표는 “피해가 없진 않겠지만, 여러 출판사들이 직거래를 중단하는 등 조치를 취해 출판계 전체에 주는 충격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라고 했다. 서울문고는 출협. 출판인 회의 등 출판계와 17일 만나 앞으로의 처리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