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따상 데뷔 시
LG, 현대차 그룹 시총 넘어서
다만 증권가, 희망 공모가 높아 어려울 것이라 전망
상장 기업 기준 그룹사 시가총액 5위에 올라선 카카오그룹이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상장으로 그룹사 시총 3위 자리를 넘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상장된 카카오그룹(카카오, 넵튠,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78조 8500억 원 수준이다. 같은 날 국내 그룹사 시가총액 5위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그룹사 시총 규모를 보면 삼성그룹이 688조 3893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SK그룹(214조 2716억 원), LG그룹(LX 그룹 분리 149조 4371억 원), 현대차그룹(142조 6494억 원), 포스코그룹(47조 5283억 원) 순이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각각 오는 7월과 8월 청약 일정 앞둔 가운데 ‘따상(시초가를 공모가 2배로 형상한 뒤 상한가로 오르는 것)’으로 증시에 데뷔할 경우 주요 그룹사들의 시총을 압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오는 26일과 27일 일반청약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희망 공모가격(3만 3000~3만 9000원) 기준 시총은 최대 18조 5300억 원 수준이다. 따상을 가정할 경우 상장일의 주가는 10만 1400원이다.
이때 카카오뱅크의 시총은 48조 18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다음 달 4일과 5일 청약을 앞둔 카카오페이 경우 희망 공모가격인 6만 3000~9만 6000원 기준 시총은 12조 5152억 원에 달한다. 따상을 가정할 경우 상장일의 주가는 24만 9600원으로 이때의 시총은 32조 5400억 원으로 커진다.
두 기업 모두 따상에 성공한다면 카카오그룹의 시총은 160조 원으로 커지게 된다. 이는 LG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시청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최근 조 단위 대어급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공모주 시장의 열기가 높아진 가운데 카카오 그룹의 공격적인 성장 전략이 수익성을 자극해 투자자들의 투심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희망 공모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어 따상까지 치솟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증권의 경우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시총을 31조 원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상장 후 주가가 6만 4000원일 때를 가정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ER)을 가진 회사를 비교그룹으로 선정하기 위해 유사성이 떨어진 곳들을 물색했다는 의문이 든다”라며 “주가 상승을 끌어낸 것은 여신 점유율이 1위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인데, 시간이 갈수록 점유율 기대감이 과도했다는 우려가 커져 주가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그룹의 이익 수준이 10대 그룹사들의 실적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카카오그룹의 1분기 기준 이익 규모는 2400억 원으로 시총 순위가 낮은 신세계(2732억 원), 현대중공업(7156억 원) 그룹보다도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