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바이’ 거래소, ‘코인 선물투자 대박’ 유튜브 홍보 후 폐쇄
채널 여러개 열어 손쉬운 투자기법 현혹하며 거래소 가입 유도
출금하려 하자 “거래량 많아 지연된다”며 출금 지연 후 10일 폐쇄
특금법 유예기간인 9월까지 유사 먹튀 사례 계속될 듯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제도권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빈틈을 노린 거래소 ‘먹튀’ 사기 사건이 또 터졌다. 피해금액만 수천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 바이’라는 이름의 거래소는 유튜브 영상까지 동원해 비트코인 마진 거래로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현혹한 후 10일부터 거래소를 폐쇄했다.
12일 오전 9시 현재 670여명이 피해자 오픈 카톡방을 만들고 공조에 나서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피해 사례와 금액 등을 모아 서울 동부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이른바 먹튀 거래소의 사기 수법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이번에 폐쇄된 비트 바이라는 거래소는 유튜브에 여러 개의 채널을 만들어 현혹하는 영상을 올렸고, 유튜브 광고까지 집행해 피해자를 모집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나 코인, 부업의 여신, 돈 잘 버는 누나 등의 채널을 개별 개설한 후 코인으로 돈 버는 방법에 대한 영상을 여러 개 올린 후 비트 바이 거래소에 가입해 돈을 입금하도록 유도했다. 투자법도 일반 트레이딩 기법이 아닌 선물거래와 유사한 ‘마틴 기법’을 홍보하면서 선물거래식 투자법을 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에서 공격적으로 현혹하는 마케팅을 실시하자 일부 유튜버들은 저격 영상을 올리고, 금융감독원에도 사기 피해를 조사해달라는 민원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감원측은 현행법상 거래소 사기 피해는 금감원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검찰, 경찰 소관이라는 답변밖에는 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특정금융정보보호법(특금법) 유예기간이 끝나는 9월 25일까지는 이런 유사사례가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25일 시행된 특금법은 국내 은행과 실명계좌를 터줄 수 있는 거래소만 신고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6개월간 유예토록 했다.
법을 시행하면서 중소거래소 피해를 막기 위해 둔 6개월의 유예기간이 사실상 사기 거래소들이 먹튀 할 기간을 만들어줬다는 지적이다. 검경이 수사에 나설 수 있지만 이처럼 조직적으로 피해금액을 모집한 후 폐쇄할때까지 사기업자들이 시간을 벌 수 있다. 이 때문에 공권력이 수사에 나서도 충분한 피해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사기 업자로 인한 투자 피해는 당연히 일차적으로 투자자가 조심했어야 한다”면서 “다만 특금법 유예기간이 9월까지가 이 기간 동안에는 유사한 사기가 계속되고 사기 수법도 더 진화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구멍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