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혹은 타인 자본으로 투자해 대출 이자보다 수익을 크게 내는 방식
부동산이나 주식과 관련된 뉴스가 나오면 단골처럼 등장하는 용어가 바로 ‘레버리지(leverage)’입니다.
레버리지는 영어로 ‘지렛대’라는 뜻입니다.
지렛대는 무거운 물건을 움직이는 데에 쓰이는 막대기입니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수단이나 힘’을 말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영국과 호주에서는 레버리지 대신 ‘기어링(gearing)’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레버리지 효과(지렛대 효과)’는 사업 등 어떤 목적에 부족한 돈을 빌려 투자한 후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빌린 돈을 뜻하는 차입금 등 타인자본을 지렛대로 삼아 자기 자본 이익률(ROE)을 높이는 것도 레버리지 효과에 속합니다.
자기 자본 이익률은 기업 경영자가 기업에 투자된 돈(자본)을 활용해 이익을 어느 정도 올리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흔히 ‘자기자본수익률’ 이라고 부릅니다. 자기자본이익률은 기업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자기 자본 이익률이 20%라면 연초에 100원을 투자해 연말에 20원의 이익을 냈다는 얘기입니다.
레버리지는 언제 사용해야 효과적일까요? 빚을 지렛대 삼아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주로 경기가 호황일 때 자주 사용합니다. 왜 그럴까요? 경기가 좋을 때 비교적 낮은 비용과 금리를 활용해 자금을 끌어 모아 수익성이 있는 곳에 투자하면 막대한 수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 투자할 때 꼭 레버리지를 활용해야 할까요? 대출을 받지 않고 투자할 방법은 없을까요?
물론 자금이 충분하다면 굳이 타인자본을 끌어모아 사업을 하거나 투자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러나 남의 돈 없이 투자를 하는 것도 쉽지 않고 더욱이 별로 많지 않은 자기 자본으로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도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돈을 빌려야만 사업이나 투자를 할 수 있는 게 냉정한 현실입니다.
다만 레버리지는 현명하게 쓰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부채가 자기자본보다 더 많으면 “과다차입”이 됩니다. 과다차입은 종종 위기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이때 부채를 이용해 수익이 발생하면
‘정(+)의 레버리지 효과’
, 손실이 발생하면
‘부(-)의 레버리지 효과’
라고 합니다.
여기서 퀴즈 하나! 부채를 통해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대신, 빚을 갚는 경영 기법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디레버리지’입니다. 디레버리지는 부채 등 차입을 줄이는 것을 뜻합니다. 기업이 경영위기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가진 것을 모두 팔아 빚을 줄이는 게 상책이죠. 이때 디레버리지를 주로 사용합니다.
디레버리지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들 수 있습니다.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로 자산가치가 폭락하자 투자자들이 보유한 빚을 청산했기 때문이죠.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등 자산을 처분해 2008년 당시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한 적이 있습니다.
디레버리지가 급격하게 이뤄지면 금융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유동성 문제’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서 주식을 대거 팔고 돈(달러)으로 바꿔 국내 금융시장에서 나가면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치솟기도 했죠.
결국 디레버리지가 급격하게 이뤄지면 자산가격이 폭락하는 등 유동성 문제가 커져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은 신용경색까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과 개인이 빚을 줄이기에 급급해 경제를 퇴보시키는 현상을 흔히 ‘디레버리징 패러독스(The Paradox of Deleveraging)’라고 부릅니다.
앞서 설명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터졌을 때 당시 은행과 투자자들이 모기지 관련 자산을 한꺼번에 처분하려다가 미국 경제가 휘청거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