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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10월 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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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위한 경제학/ 기분과 문화적 가치

목차



1 나이 40이라는 것



링컨은

“나이 40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라는 명언을 남겼다. 나이 40년, 중년의 진입로라고 할 수 있는데, 요즘 고령화사회가 되다 보니 40세는 아직 어리다, 아직 젊다는 느낌이 많다. 예전의 40대라면 모든 것을 책임질 만한 연령대라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 40대도 캥거루족 같은 느낌이 든다. 고령화사회가 되다 보니 예전의 나이대와 지금의 나이대는 격차가 있기에, +20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를테면 이전의 40세 =요즘 40세 +20(60세)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노화속도가 더디고 예전보다 더 장수하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아무튼 링컨이 말한 그 40과 지금 현실의 40이라는 느낌은 다르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나는 마흔을 일찍 넘어섰는데, 그래서인지 이 <마흔을 위한 경제학>을 읽고서 크게 다가온 것은 없었다.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라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이 책이 <2020년 세종도서>의 ‘교양부문’으로 채택되었나 본데, 아무튼 쉽게 읽히긴 했다. 이 책을 읽고자 하는 분들은 부담없이 읽으면 좋겠다.



우종국의 &lt;마흔을 위한 경제학&gt;



2 40대가 주는 것은 ‘차분함’일까?



나이,



마흔이라는 것은 저자는 ‘경제를 알기 좋은 나이’



라고 했다. 아마 요즘 20-30대는 우리 세대와는 달리 ‘경제적 독립’을 위해 주식도 하고, 코인도 한다. 재테크에 굉장한 열정을 보인다. 우리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이다. 우리 시대에는 신용카드사고가 여기저기 터졌다. 부모님의 등골을 휘게 만드는 자식들이 많았다. 그만큼 내가 사고를 쳐도 뒤에서 버텨 줄 버팀막이 존재했던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헬조선’, ‘4포시대'(연애포기, 취업포기, 결혼포기, 출산포기), 고령화시대의 노후대책 까지 이제는 자신이 모든 염려를 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었다. 그게 당연한 것이지만.


본인은 20대의 젊음이 부럽다.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다. 젊음은 부러운 것이지만, 그 시절의 불안과 막막함, 격정과 두려움은 피를 말리는 일이다. 20대와 30대를 거쳐 40대가 되었다는 것은 소위 말하는 인생의 질풍노도의 터널을 지나온 내공, 내구성이 쌓였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경제를 알기 좋은 나이’라는 말에 조금 마음에 와닿는다. 저자는 20-30대는 ‘뜨거운 가슴 정의로운 사회’를 살아간다면, 40대는 차가운 머리로 ‘합리적인 사회를 선택해 나간다’는 측면에서 이야기한다. 아무튼 나이가 40줄로 들어섰다는 것은 나는 한 마디로


‘차분함’


이란 말을 선별적으로 사용하고 싶다.



3 현대는 기분과 취향을 파는 시대



저자가 책에서 줄곧 강조하는 것은 바로



현대는 ‘기분’과 ‘취향’을 파는 시대



라는 것이다. 저자도 스타벅스 매니아임을 이야기하면서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통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경제분석과 경제학을 제시했지만, 그가 간과한 것은 바로

인간에게 있는 ‘기분’이라는 요소

이다. 먹고 살기 빠듯하고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육체적인 노동자의 숨가쁜 라이프스타일에서는 <자본론>이 통할지 모르지만, 이제는 그 단계를 넘어섰다. 이제는 먹고 살 형편은 되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는



‘밥값보다 더 비싼 커피’를 마셔도 아무렇지도 않은 ‘취향의 시대’가 되었기 때문



이다.


스타벅스 커피가 아무리 비싸도 거기에 젊은이들과 매니아층들이 매장을 가득 채운다. 코로나시대에도 스타벅스 커피숍은 거의 자리가 없을 지경이었다. 왜 그러한가? 스타벅스 커피 원가는 500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거의 10배에 달하는 커피값을 지불하면서 거기에서 그 커피를 사먹고자 하는가?

바로 ‘기분’, 바로 ‘취향’때문

이라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기분을 파는 자가 위너’



란 말을 사용한다. 커피는 다 같은 커피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커피라는 ‘기능’만을 가지고 사람들은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



바로 ‘기능’보다 더 중요한 ‘기분’을 선택한다



는 것이다. 이것은 커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시대의 모든 상품에 다 해당된다.







‘기분’



을 저자는





‘문화적 가치’





라고 표현한다.





‘문화적 가치가 중요해지면 1등에 집중하는 현상이 강화된다. 이런 식으로 현대 자본주의와 부익부 빈익부는 심화된다.’


(121p)




4 문화적 가치가 부를 창출한다



스타벅스라는 문화적 가치에 많은 이들이 환호한다. 본인 또한 스타벅스 커피점은 어딜 가더라도 맛이 거의 비슷하다. 그게 스벅의 장점이고 매력포인트이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는 스벅 같은 커피점을 창출할 수 없는 것일까? 단지 우리는 이마트가 스타벅스 주식을 다소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위로만 받고 있어야 하는가? 왜 우리는 나이키 같은 브랜드를 만들어내지 못하는가? 이다.


스타벅스 커피점은 화장실까지도 기분을 좋게 만든다. 스타벅스라고 하면 모든 가치와 분위기와 기분까지 좋게 만드는 그런 브랜드이다. 아무리 커피맛이 좋은 커피전문점을 만들어도 그 브랜드를 문화적 가치로 끌어올리고자 한다면, 완벽성을 추구해야 한다. 일례로, 커피는 맛있는데 커피샵 화장실에 가보니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면, 그 커피전문점은 그냥 커피만 맛있는 곳일 뿐이지, 문화적 가치, 브랜드 가치는 떨어지는 것, 제로0인 것이다.




이 말은 커피라는 하드웨어만 변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 뿐만 아니라 다른 전반적인 모든 것에 대한 관심,






즉 소프트웨어(마인드)까지 변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의 자본주의는 기분을 소비하는 것이 핵심”



이 책의 거의 대부분은 다 두 단어,

‘스타벅스’와 ‘기분’

이다. 저자의 핵심은 여기에 다 들어 있다.



소비자가 좋아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문화적 가치, 스벅이다!



5 40대는 문화적 가치를 알아야 한다




‘새로운 인생은 ‘손발’이 아닌 ‘머리’로 시작해야 한다. 은퇴 전 ‘머리’에 대한 문화적 소양을 쌓아놓아야 한다.’


한 사람이 경제를 두발로 뛰면서 배운 것을 짚어주는 책인데, 그 중심에는 바로

‘기분’, ‘취향’



, ‘문화적 가치’

라는 말이 선명하게 남는다. 이것은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와 분위기를 이해하는 키워드이기도 하고, 우리 뒤에 따라오는 다음 세대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되기도 한다. 이 말은 우리 세대가 젊은 세대를 보면서 부모세대의 기분과 취향을 옛날 같으면 무조건 따라주었지만, 지금은 그 반대다. 오히려 자기 취향과 기분을 더 내세운다. 자녀들을 보면서 오히려 부모가 거절당할까봐 불안(?)하고 마음이 콩닥콩닥 뛴다. 회사생활에서도 상사들은 부하직원들의 행동을 보면서 혀를 찬다. 그러면서 다들 ‘이기적이다’, ‘개인적이다’라는 말을 내뱉는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멘트한다.


‘한국인이 서구인을 볼 때 개인주의적이라고 생각하고, 서구인이 한국을 볼 때 집단주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선진국은 한국보다 먼저 풍족한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이 좀 더 발달했다.




풍족해지면 취향이 존중해지고, 취향대로 살려면 개인주의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집단적 문화에 익숙하던 사람이 개인적 문화에 맞닥뜨리면 외로울 수 밖에 없지만, 그 또한 극복해야 한다. 취향의 수준을 높이고 혼자 또는 취향이 맞는 몇몇 친구와 어울릴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가 발달할 수록 외로움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물질적으로는 고도 자본주의의 풍족함을 즐기면서, 심리적으로는 자본주의 이전의 집단주의를 그리워한다면 모순이다

.'(230p)






6 문화적 가치의 패러다임으로 시대를 읽을 줄 아는 40



그런데, 저자가 1억이 넘는 돈을 주식에 투자했다고 하는데, 자기 스타일에 맞지 않아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책이 2019년 7월에 나와서 그렇지, 만약에 작년에 나왔다면 저자도 주식투자를 하고 있진 않을까 싶은데. 물론 마흔줄에 들어서면 남들 한다고 따라하는 시기는 지났지만 말이다.


앞에서 저자가 줄기차게 이야기한 것이, ‘스타벅스(스벅)’와 ‘기분’이란 단어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이게 뭔가?’, ‘과연 이 책에 대해 내가 무엇을 쓸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더랬다. 하지만, 저자가 본 이 키워드를 제대로 짚는다면, 즉 그 경제적인 가치, 문화적인 가치를 읽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 우리 공동체가 살아가는 시대와 세대를 이해하는 가치와 패러다임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저자의 통찰과 혜안이 빛난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책 읽기도 쉬운데, 이런 통찰도 번득이네! 이런 맛에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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